
왜 내가 듣는 내 목소리와 다른 사람이 듣는 내 목소리는 다를까?
저는 녹음된 제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“왜 이렇게 가늘지?” 하고 놀랐어요.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우리 몸의 구조 때문이더라고요. 핵심은 아주 간단해요. 남이 듣는 내 목소리는 공기를 통해서만 오지만, 제가 스스로 듣는 제 목소리는 공기 + 뼈 두 길을 타고 오기 때문이에요. 이제 차근차근 살펴볼게요.
소리는 공기를 흔드는 진동이에요. 이 진동이 귀로 들어와 고막을 흔들고, 귀 속의 작은 뼈(망치·모루·등자)를 지나 달팽이관으로 전달돼요. 달팽이관은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보내고, 뇌는 “아! 소리다” 하고 알아차려요. 우리가 다른 사람 말을 들을 때는 대부분 이 한 길만 이용해요. 이것이 공기전도예요.
제가 말하면 가슴과 목, 머리뼈가 아주 작게 웅— 하고 같이 떨려요. 이 떨림은 공기를 거치지 않고 뼈를 타고 바로 달팽이관으로 들어가요. 이것을 골전도라고 해요. 골전도는 특히 낮은 소리(저음)를 더 잘 느끼게 만들어서, 저는 제 귀로 들을 때 내 목소리가 좀 더 굵고 편안하게 들린답니다.
사람 몸은 악기처럼 공명통을 가지고 있어요. 가슴·목·입·코·머리뼈가 소리를 둥글게 만들죠.
우리는 이 내부 울림을 항상 함께 듣고 살아요(골전도+공명). 반면 마이크는 내 몸 안 울림이 아니라 바깥 공기만 듣기 때문에, 녹음 파일에서는 이 저음 보너스가 빠져 보이는 거예요. 그래서 녹음된 목소리가 더 얇고 높게 느껴진답니다.
- 대면 대화 — 상대는 내 목소리를 공기전도로 듣고, 방 크기·거리·잔향 같은 공간 효과도 함께 느껴요.
- 스마트폰 통화 — 데이터 절약 때문에 매우 낮은/높은 소리는 잘려서 더 가볍게 들릴 수 있어요.
- 화상회의 — 마이크 품질·노이즈 억제·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명료도가 크게 달라져요.
- 스튜디오 녹음 — 좋은 마이크+흡음 처리로 또렷함과 따뜻함을 함께 살릴 수 있어요.
- 마이크: 스마트폰은 자동 보정 때문에 목소리가 납작해질 수 있어요.
- 코덱·압축: 통화/메신저는 대역폭이 좁아 저음·초고음이 줄어요.
- EQ: 일부 기기는 말귀가 잘 들리도록 중고음을 올려요 → 상대적으로 얇게 들림.
- 공간: 욕실처럼 울리는 곳은 잔향이 많아 말이 퍼져 들리고, 커튼 많은 방은 더 또렷해요.
- 거리/각도: 입 옆 30~45°에 10~15cm가 안정적. 너무 가까우면 퍽 소리(파열음)가 납니다.
우리는 평소 골전도 섞인 내 목소리에 익숙해요. 그런데 녹음 파일은 그 울림이 빠져 있기 때문에 뇌가 “이거 내가 아는 나 아닌데?” 하고 낯설게 느껴요. 게다가 사람은 자기 목소리·얼굴에 대한 기억 속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, 실제와 다르면 더 이상하게 느끼기도 해요. 하지만 몇 번만 들어보면 금세 익숙해지고, “아~ 남들은 이렇게 듣는구나” 하고 편해진답니다.
- 손끝 떨림 느끼기 — 말하면서 머리 옆이나 가슴뼈를 살짝 만져보면 미세한 진동이 느껴져요(골전도!).
- 실시간 모니터 — 이어폰을 끼고 음성메모 앱에서 모니터링 기능을 켜면 공기전도 소리만 들려요.
- 방 바꾸기 — 같은 문장을 방/거실/욕실에서 녹음해 비교하면 잔향 차이가 확 느껴져요.
- 거리·각도 바꾸기 — 5cm→10cm→20cm로 바꾸며 녹음해 음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들어보세요.
- 책 3분 읽기 — 하루 3분, 문장 끝을 또렷하게 닫는 연습만 해도 전달력이 좋아져요.
- 호흡: 배로 천천히 숨들이마시고(4박) 말하고 내쉬기(4박). 숨이 안정되면 목소리도 단단해져요.
- 속도: 평소보다 10%만 느리게. 너무 빠르면 고음만 들려요.
- 끝어미: “~했어요.”를 끝까지 또렷하게. 흐리지 않기.
- 강약: 중요한 단어에만 살짝 힘! 전체 볼륨만 키우는 것보다 명료해요.
- 마이크: 입 옆 30~45°/10~15cm, 팝필터가 있으면 퍽 소리가 줄어요.
Q. 녹음된 소리가 “진짜 내 목소리”인가요?
남들이 듣는 내 목소리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. 다만 마이크·방·앱 설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요. 대면 상황에서는 공간과 거리도 함께 영향을 줍니다.
Q. 내 귀가 이상한 건가요?
정상이에요. 모두가 자기 목소리를 공기전도+골전도로 듣습니다. 구조 차이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.
Q. 자꾸 어색해서 싫어요. 방법이 있나요?
짧게 자주 녹음하고 바로 들어보세요. 며칠만 반복해도 금세 익숙해져서 부담이 줄어요.
-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— 공기전도·골전도 원리 안내
- American Speech-Language-Hearing Association (ASHA) — 청각 경로 자료
- Scientific American — “Why does my recorded voice sound so strange to me?” (대중 과학 해설)
- Pörschmann, C. (2000). Influences of bone conduction on sound of one's own voice.
- BBC Science Focus — Why we dislike our recorded voice (인지적 이유 설명)
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 :)
'💡 생활정보 & 잡학정리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노이즈 캔슬링은 어떻게 시끄러운 소리를 줄일까? (0) | 2025.09.26 |
|---|---|
| 왜 노래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까? (0) | 2025.09.24 |
| 양파를 썰 때 왜 눈물이 날까? (0) | 2025.09.19 |
| 왜 손가락이 물에 오래 있으면 쭈글쭈글해질까? (0) | 2025.09.17 |
| 왜 매운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까? (0) | 2025.09.15 |